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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주식 고르기, 6. 회계 착시 피하기

에프아이알이 2025. 6. 2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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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주식 고르기, 6. 회계 착시 피하기

 

 

주가가 성과 분석에 따라서만 움직인다면 얼마나 좋을까.

실제로 분명 이익을 냈다는데, 주가는 떨어지고,

실적이 나쁜 줄 알았는데, 오히려 호재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여기엔 하나의 공통된 원인이 있다.
바로 회계상의 착시이다.

기업은 재무제표를 통해 실적을 발표한다.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자산과 부채, 현금흐름까지 넘쳐나는 숫자로 말한다.
겉보기에는 모두 숫자로 표현되기에 객관적이고 명확해 보인다.
하지만 이 숫자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같은 순이익 100억 원을 기록한 두 기업이 있다.
A사는 본업인 제조사업에서 탄탄하게 벌어들인 이익이고,
B사는 부동산 매각으로 인한 일회성 수익이 대부분이다.

 

둘 다 같은 100억 원의 숫자를 보여주지만,
이익의 질(quality)은 완전히 다르다.
그 차이를 읽어내는 것이 바로 투자자의 실력이다.

 

더 나아가, 기업은 회계 기준 내에서 의도적으로 착시를 만들 수도 있다.
감가상각을 줄여 이익을 부풀리거나
비경상 수익을 순이익에 포함시켜 실적을 ‘포장’하거나
비용 처리를 미루고, 자산은 부풀리는 등의 회계 트릭이 존재한다.

이러한 회계상의 왜곡은 일시적으로 주가를 띄울 수 있지만,
결국 본질은 숨기지 못한다.
그리고 그 착시를 간파하지 못한 투자자만이 손해를 볼 수 있다.

투자를 결정하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회계상의 흔한 착시와 트릭들을 정리한다.
감가상각, 비경상 이익, 이연법인세 같은 항목들이
어떻게 기업의 모습을 왜곡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런 수상한 신호들을 어떻게 읽고 피할 수 있는지
사례 중심으로 차근차근 풀어보려 한다.

 

 

 

 

1. 감가상각으로 이익 조절하기

감가상각(depreciation)은 기업 회계에서 가장 자주 사용되지만,
그만큼 투자자에게 착시를 유발하기 쉬운 항목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감가상각은 건물, 설비, 기계 같은 유형자산의 가치가 시간에 따라 줄어드는 것을 비용으로 반영하는 것이다.
즉, 돈이 실제로 빠져나간 건 아니지만, 회계상 ‘비용’처럼 처리된다.

 

감가상각은 보통 보이지 않는 비용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부르는 이유는 간단한다.

 

예를 들어, 10억 원짜리 기계를 구입했다고 해보자.
이 기계를 5년 동안 쓸 계획이라면,

회계적으로는
매년 2억 원씩을 감가상각비로 처리한다.
현금은 이미 첫 해에 지출됐지만, 이 비용은 5년에 걸쳐 나눠서 이익 계산에 반영된다.

 

이때 중요한 점은 이 비용이 실제로 지출된 현금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영업이익은 줄지만, 실제 현금흐름은 그대로일 수 있다.

감가상각을 조절하면 이익도 조절할 수 있다.

정액법은 매년 같은 금액을 감가상각비로 인식하고
정률법은 사용 초기에 더 큰 감가상각비를 반영한다.
생산량 기준법은 사용량에 따라 감가상각비를 탄력적으로 조정한다.

 

기업은 이 방식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이 선택만으로도 같은 자산을 가지고도 이익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다.

설비투자 직후인 초기에 정률법을 쓰면 이익이 작게 계산된다.
반대로 감가상각 기간을 의도적으로 길게 잡으면, 당기 감가상각비는 작아져 이익이 커 보인다.

 

즉, 이익 조정의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실제 일부 제조업체들은 경영 악화 시기에 감가상각 기간을 변경하거나, 감가상각을 일부 유예하면서 영업이익을 관리하곤 했다.

그렇기 때문에 감가상각을 해석하는 방법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감가상각비 비율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영업이익과 비교해 감가상각비가 과도하게 줄거나 늘었는지 체크하고
전년도 대비 이익이 급등했는데, 감가상각비도 급감했다면 숫자 조정의 가능성을 의심해볼 수 있다.

그리고 설비투자(CAPEX)와 비교하는 것이 좋다.
특히 제조 사업이라면 설비 투자 비율이 높을 수 있다.

감가상각이 큰데 설비투자는 없다면? 자산의 노후화 가능성이 있다.
설비투자는 많은데 감가상각이 낮다면? 회계상 유예 가능성을 의심해볼 수 있다.

현금흐름표를 함께 보는 것도 좋다.
영업이익은 줄었는데 영업현금흐름은 그대로거나 더 많다면, 감가상각 영향일 수 있고,
반대로 영업이익은 괜찮은데 현금흐름이 급감했다면, 자산 투자 후 감가상각이 아직 반영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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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일회성 수익 거르기

기업의 실적이 발표될 때, 많은 투자자는 가장 먼저 순이익을 확인한다.
전년 대비 순이익 80% 증가라는 문구만으로도 주가는 출렁인다.
하지만 이 숫자 뒤에는 반드시 따져야 할 질문이 하나 있다.

 

 

이 이익은 어디에서 나왔지?

 

 

순이익은 기업의 ‘모든 활동’을 포함한 숫자다
순이익(Net Income)은 손익계산서의 맨 아래에 위치한다.
매출부터 시작해 영업이익, 금융비용, 세금, 그리고 기타 수익/기타 손실까지 모두 반영한 최종 결과다.

 

이 말은 곧, 일회성 수익이나 손실도 모두 포함된 숫자라는 뜻이다.
자산을 한 번 팔아서 얻은 차익, 환율이 유리하게 변해서 얻은 수익,
한 번 들어온 정부 보조금, 혹은 소송에서 받은 합의금 등은
지속적으로 반복되지 않는 비경상 항목들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크게 차이 날 때는 조심해야 한다

 

어떤 기업이 올해
영업이익 50억 원,
순이익 100억 원을 기록했다면?

 

그 사이에 있는 50억 원은 영업 외 이익이라는 말이다.
이 이익이 자산 매각이나 환차익이라면, 내년에 다시 기대할 수 없는 일회성 수익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구조의 회사는 단기적으로는 이익이 커 보이지만,
투자자는 기업 본업의 체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비경상 이익이 자주 반복된다면? 회계 처리 방식에 주목해야 한다.

 

기업이 매년 자산을 매각하거나 일회성 수익을 만들어내고 있다면,
그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의도적인 실적 관리일 가능성이 있다.
일부 기업은 투자 부동산, 자회사 지분, 특허권 등을 해마다 조금씩 매각하면서
이익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려 한다.

 

그리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항목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기타수익/기타비용 항목에 자주 등장하는 금액이 있는가?
법인세 전 이익이 급증했는데, 영업이익은 제자리인가?
회사 IR 자료에서 '비경상적 이익 제외 시 실적'을 따로 제시하는가?
최근 3년간 순이익의 일관성이 있는가? 아니면 출렁이는가?

 

이러한 점들을 통해 기업이 이익을 ‘포장’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가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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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연법인세

재무제표를 보다 보면 한 번쯤은 낯선 항목을 마주하게 된다.
이연법인세자산 또는 이연법인세부채라고 표기된다.

처음 보는 투자자라면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세금은 납부한 거 아닌가? 왜 자산으로도, 부채로도 잡히지?”
하지만 이 항목은 기업이 세금을 얼마나 미뤘는지,

또는 앞으로 얼마나 더 낼 가능성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회계적 장치이다.

 

이연법인세란?

이연법인세는 말 그대로 법인세를 지금 당장이 아니라 미래에 납부하거나 환급받는 항목이다.
즉, 회계상 수익이나 비용을 계산하는 방식과
세무당국의 과세 기준 사이에 일시적인 시차가 생길 때 발생한다.

 

예를 들어, 회계상으로는 이미 수익을 인식했지만, 세법상으로는 아직 과세되지 않은 경우
반대로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됐지만, 세무상 인정되지 않은 경우 등에서
이연법인세가 자산 또는 부채로 잡힌다.

 

항목 의미 해석
이연법인세자산 미래에 세금을 ‘덜 낼 수 있음’ 손실보전, 세금환급 가능성
이연법인세부채 미래에 세금을 ‘더 내야 함’ 당기 순이익 과다 계상 가능성



이연법인세자산은 보통 당기순손실이 발생했거나, 손실을 세금으로 환급받을 수 있는 조건이 있을 때 발생한다.
기업이 올해 적자를 냈더라도, 이전에 이익을 낸 해가 있다면
그에 대한 세금을 일부 돌려받을 수 있다.

이럴 경우 이연법인세자산으로 인식된다.

반대로, 이연법인세부채는 기업이 현재보다 미래에 더 많은 세금을 낼 수 있는 상황을 의미한다.
감가상각을 세무 기준보다 빠르게 회계상 반영하면,
일시적으로 순이익이 높아지고, 세금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그 줄어든 세금은 언젠가는 다시 내야 한다.

이때 생기는 것이 이연법인세부채인 것이다.

문제는 이 항목이 현금 유출입과 무관함에도 순이익에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즉, 실제 현금은 빠져나가지 않았지만, 회계상 이익을 조정하는 도구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어떤 기업은 회계상 이연법인세 효과로 법인세 비용이 낮아져
순이익이 30% 증가한 것처럼 보인다면,
이는 실질적인 사업성과와는 무관한 회계상 이익 부풀리기일 수 있다.

 

이연법인세는 미래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은 항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기 실적을 높여 보이는 데 악용되는 경우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법인세 비용의 급감 여부도 살펴보는 것이 좋다.
전년 대비 순이익은 증가했는데, 영업이익은 제자리라면
법인세 비용 감소에 따른 착시일 수 있다.

 

그리고 이연법인세부채의 누적 추이를 확인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 부채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면,
미래 이익이 줄거나 세금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재무제표 각주(주석)를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연 항목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구체적인 회계 기준 변경이나 정책이 있는지 주석에 모두 기재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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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분식회계

기업은 수익을 늘리려 하고,
회계는 그 수익을 보기 좋게 보여주려 한다.
그 중간에 자리한 것이 회계 기준의 유연성이다.
하지만 그 유연성이 악용될 경우, 숫자는 사실을 왜곡하기 시작한다.

이것이 바로 분식회계(Fraudulent Accounting)이다.
표면적으로는 합법적인 회계처리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이익을 조작하거나 손실을 숨기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1. 실적이 지나치게 좋을 땐 먼저 의심하라
기업 실적이 산업 평균을 압도할 만큼 좋거나,
수년간 실적이 너무 일정하게 유지된다면,
오히려 의심해야 한다.

“이익이 너무 꾸준하다”는 건 오히려 비정상일 수 있다.
“불황인데도 혼자 성장 중”이라면, 그 근거를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일부 기업은 매 분기 실적을 시장 기대치에 딱 맞춰 발표한다.
이런 경우, 숫자가 관리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2. 분식회계의 전조 증상들
아래 표 같은 징후가 나타난다면, 기업의 회계처리를 유심히 들여다봐야 한다.

이상신호 이유
매출 증가율 > 현금흐름 증가율 외상 매출 증가로 실제 현금은 안 들어오는 구조
재고자산 급증 미판매 재고를 매출로 인식했을 가능성
매출채권 증가율 > 매출 증가율 돈을 받지 못하는 매출, 거래 건전성 악화
영업이익률이 비정상적으로 높음 원가나 판관비 조정 가능성
이익률 일정, 부채 증가 고정된 이익 구조 + 외부 차입 의존 증가
주석에 회계 변경 언급이 잦음 기준 변경으로 실적 변동 숨기기 가능성



어떤 상장 기업은 수년간 흑자를 유지했지만,
정작 영업현금흐름은 항상 마이너스였다.
매출채권과 재고가 계속 누적되었고, 결국 분식회계가 밝혀지기도 했다.

 

3. 대표적인 분식회계 사례와 공통된 패턴
엔론(Enron), 와이어카드(Wirecard), 대우건설, 코오롱티슈진, 삼성바이오로직스…
국내외를 막론하고 분식회계는 반복되고 있다.

대부분의 분식 회계는 공통된 패턴이 있다.

 

복잡한 자회사 구조를 통해 실적을 이월하거나 숨기거나,
비정상적인 연결 재무제표에서 이익이 집중적으로 발생시킨다.
회계 기준 변경을 자주 활용해 실적 왜곡하거나
실제 현금이 아닌 장부상 수익으로 이익을 만든다

투자자는 기업이 내놓는 숫자만 보지 말고,
그 숫자가 ‘어디서 왔는지’, ‘현금으로 이어지는지’를 봐야 한다.

 

4. 투자자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어

현금흐름표와 손익계산서를 함께 분석하는 것이 좋다.
이익이 늘었는데 현금은 줄고 있다면, 경고 신호를  파악할 수 있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의 추이를 점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판매보다 ‘장부상 처리’가 많아지는 구조는 의심해야 한다

주석(각주)을 반드시 읽자
“회계 처리 기준 변경”, “일회성 이익 반영” 등은 주요 단서를 찾을 수 있다.

감사의견과 외부 감사인의 변동 이력을 확인하자
감사인이 자주 바뀌는 기업은 통제 시스템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지나치게 예쁜 숫자를 경계하자
적당히 흔들리고, 분기마다 성과가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 정상이다

 

분식회계를 의심해야 하는 대표적인 5가지 상황을 정리해보면,

 

1. 이익은 늘고 있지만, 현금은 줄어들고 있다
2. 재고가 누적되는데, 매출은 계속 늘어난다
3. 영업이익률이 경쟁사 대비 지나치게 높다
4. 비정기적 수익으로 실적을 메우고 있다
5. 회계 기준 변경, 감사인 변경이 반복된다

 

 

재무제표 + 투자지표로 완성하는 종목 발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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