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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주식 고르기, 7. 산업별 재무제표 본문
재무제표를 보는 투자자라면 누구나
“이 회사, ROE가 10%나 되는데 왜 주가가 움직이지 않지?”
“이익률도 나쁘지 않은데 PER이 왜 이렇게 낮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혼란은 대부분 같은 숫자를 다른 산업에 대입했을 때 생기는 오해에서 출발한다.
재무비율은 수치 자체보다 해석의 기준이 되는 산업 구조에 따라 그 의미가 완전히 달라진다.
예를 들어
ROE 10%는 전통 제조업에서는 경쟁력 있는 수익률이지만,
자산이 적고 레버리지가 낮은 플랫폼 기업에서는 평범하거나 낮은 수준일 수 있다.
또한 부채비율 400%는 제조업에서라면 위험 신호로 읽히지만,
금융업에서는 정상적이고 안정적인 자산운용 구조일 수도 있다.
이처럼 같은 숫자라도 그 산업이 무엇이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재무제표를 잘 읽는다는 것은 숫자를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그 숫자가 어떤 산업의 구조 안에서 나온 것인지, 어떤 맥락을 반영하는지를 이해한다.
1. 제조업
제조업은 원가와 재고, 고정비에 민감한 산업이다.
제조업은 전통적인 산업 구조를 가진 만큼,
재무제표에도 그 특유의 무거운 자산 구조와 비용 구조가 그대로 반영된다.
공장을 짓고, 설비를 사고, 원재료를 사서 제품을 만들어 파는 방식이기 때문에
고정비 부담, 재고 관리, 원가 경쟁력이 수익성과 직결된다.
제조업 재무제표의 핵심 특징은
1. 유형자산(공장·기계 등)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2. 그리고 감가상각비가 지속적으로 반영된다.
3. 재고자산이 클 수밖에 없고,
4. 부채비율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5. 마지막으로 영업활동이 자본집약적이기 때문에 설비투자(CAPEX) 흐름이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주목해야 할 지표는
그렇기 때문에 매출총이익률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
매출총이익률 = (매출 – 매출원가) / 매출 × 100
원가 경쟁력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들어간 직접 재료비와 제조원가를 얼마나 잘 통제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원재료 가격, 환율, 공급망 구조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삼성전자의 예: 반도체 호황기에는 매출총이익률이 40%를 넘는다.
하지만 원가 구조가 커진 스마트폰이나 가전 부문은 이 수치가 낮다.
그리고 재고자산 회전율도 중요하다.
재고자산 회전율 = 매출원가 / 평균 재고자산
재고 관리 능력과 수익성의 연결고리를 가늠해볼 수 있는 수치로,
재고가 오래 쌓이면 비용이고 손실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회전율이 높다는 것은 제품이 빠르게 팔리고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낮아질 경우, 재고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현대차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병목 때
재고자산 회전율이 크게 낮아지고, 동시에 이익률도 떨어졌다.
그리고 영업이익률에 집중해야 한다.
영업이익률 = 영업이익 / 매출 × 100
규모의 경제와 고정비 통제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은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이 발생해야
고정비(공장 유지비, 인건비, 감가상각 등)를 상쇄할 수 있다.
영업이익이 늘어난다. 이를 영업 레버리지 효과라고 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 상장 당시 낮은 영업이익률을 보였지만,
대규모 수주가 확보되며 점진적으로 이익률이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제조업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흐름으로
설비투자(CAPEX)와 감가상각의 관계가 중요하다.
설비투자가 활발한 시기엔 감가상각이 증가하고, 이익에 부담을 준다.
하지만 이는 장기적인 생산능력 확장의 신호일 수도 있다
재고자산과 매출의 관계는
재고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매출이 제자리라면
수요 둔화나 시장 포화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매출총이익률 변화 추이는 소폭의 하락도 원가 상승, 단가 인하 등 경쟁력 약화 신호일 수 있다
제조업은 숫자의 외형보다 비용 구조와 원가 통제 흐름을 보는 것이 핵심이다.
단기 이익보다는 설비투자 – 감가상각 – 생산성 – 재고 회전이 만들어내는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주된 관점이다.
2. 플랫폼 및 IT
제조업이 공장과 기계라는 무거운 자산을 기반으로 돌아간다면,
플랫폼 기업과 IT기업은 사람과 코드, 데이터로 성장하는 산업이다.
따라서 재무제표의 구조도 물리적 자산보다
무형자산, 고정비보다 유동비,
눈에 보이는 숫자보다 흐름과 성장성 중심으로 해석해야 한다.
플랫폼 기업 재무제표의 핵심 특징은
1. 유형자산이 적고, 무형자산이 크고,
2. 영업이익률이 낮거나 마이너스라도, 매출이 늘면 이익이 따라온다.
3. 그리고 R&D 비용을 자산화하는 경우가 많다
4. 주요 핵심지표는 종종 비재무적 수치 (MAU, ARPU 등) 를 다수 활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영업이익률 추세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매출 증가에 따라 급격히 개선되는 수익성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 기업은 초기엔 마케팅·개발비 등 고정비가 많지만,
일정 매출 규모를 넘기면 비용은 그대로인데 이익은 빠르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걸 영업레버리지(Operating Leverage) 효과라고 한다.
초기 적자 구조를 지나 매출이 증가하면서 이익률이 가팔라지면,
사업 모델이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네이버의 경우에는
초창기에는 쇼핑·광고·클라우드 부문에서 적자가 이어졌지만,
전체 매출이 성장하자 고정비 중심 구조 덕분에
영업이익률이 10%를 넘기며 수익성 전환에 성공했다.
그리고 R&D 자산화율이 이익의 질(quality)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R&D는 기업에 따라 비용 처리하거나 자산으로 처리할 수 있다.
많이 자산화할수록 당기 비용이 줄고, 이익은 커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비용이 ‘미뤄진’ 것일 뿐이다.
카카오의 경우,
R&D 자산화 비율이 높은 시점에 이익률이 급등했다.
그러나 후속 회계조정으로 이익이 과대계상됐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R&D 총액 중 자산화 비율과 전년 대비 변화폭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비재무지표를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MAU, ARPU, 트래픽 변화 등이 더 중요할 때도 있다
특히 플랫폼 기업은 사용자 규모와 사용 시간이 곧 매출로 이어진다.
이익이 아직 작더라도,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1인당 평균 수익(ARPU),
총 광고 노출 수, 거래액(GMV),
같은 수치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면,
재무제표가 보여주지 못하는 기업의 잠재 가치를 의미한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당시 흑자 폭이 작았지만,
이용자 증가 속도와 ARPU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견인했다.
플랫폼 기업 분석 시 놓치지 말아야 할 흐름은
매출 성장률과 영업이익률의 괴리이다.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이익률이 오르지 않는다면,
고정비 부담이 계속되거나 수익화 전략이 약할 수 있다.
R&D 자산화가 늘면서 이익이 증가하는 구조라면
이익이 구조적으로 지속 가능한가를 따져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현금흐름은 안정적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플랫폼 기업은 수익을 미래에 실현하는 구조라 현금흐름표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플랫폼 기업은 단기 수익성보다 구조적 확장성을 중심으로 봐야 한다.
투자자는 숫자의 높고 낮음보다
‘성장 곡선이 만들어지고 있는가?’,
‘레버리지가 발생할 시점에 도달했는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3. 금융업
금융업은 제조업이나 플랫폼 산업과는 회계의 언어 자체가 다르다.
매출도 다르고, 비용의 개념도 다르고,
심지어 부채가 많은 것이 위험이 아닌 ‘당연한 구조’로 받아들여진다.
은행, 보험, 증권사 같은 금융업은
돈을 굴리는 업종답게,
이익보다 건전성과 리스크 통제 능력을 중심으로 재무제표를 읽어야 한다.
금융업 재무제표의 특징은
1. 일반적인 매출 대신 이자수익, 수수료수익 중심의 손익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2. 고객 예금은 부채, 대출은 자산이 된다.
3. 자기자본비율, 대손충당금이 핵심 리스크 관리 지표가 되고,
4. 재무제표 외에도 건전성 지표, 규제 비율(BIS비율)이 함께 제공된다.
그렇기 때문에 순이자마진(NIM)에 집중 하는 경우가 많다.
NIM = (이자수익 – 이자비용) / 이자수익자산 × 100
돈을 얼마나 남기고 빌려줬는가하는 지표로
싸게 조달한 돈을 비싸게 빌려줘서 남기는 마진, 그게 바로 NIM이다.
NIM이 높다는 건 수익 구조가 안정적이고, 경쟁력이 있다는 신호다.
KB금융, 신한지주는 기준금리 상승기 NIM을 1.7~1.9% 수준까지 끌어올렸고,
이에 따라 순이익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NIM은 금리 사이클과 직결된다.
기준금리가 오를수록, 예대마진이 커지고 수익성이 좋아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그리고 ROE, ROA 같은 수익성 지표를 주요하게 본다.
ROE(자기자본이익률)는 은행 수익성의 대표 지표지만,
레버리지가 높은 산업 구조상 제조업보다 훨씬 높게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ROA(총자산이익률)는 전체 자산 대비 수익률로,
0.6~1%대만 되어도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신한지주 ROE는 약 9~10% 수준으로
ROA는 0.7~0.8% 수준이지만, 업계 평균보다 높으면 우량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BIS 자기자본비율은 기본이다.
BIS 비율 = (자기자본 / 위험가중자산) × 100
BIS 비율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은행 건전성 지표이다.
은행이 리스크가 큰 자산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가,
즉 자본 여력이 얼마나 되는가를 보여준다.
국내 은행 평균은 14~16%로
BIS 비율이 13% 아래로 떨어지면 시장에서 위험 신호로 간주한다.
BIS 비율은 순이익보다도 경영 안정성 판단의 기준으로 더 중요할 수 있다.
특히 부동산·기업대출이 많은 은행일수록 이 비율에 주목해야 한다.
대손충당금은 손실을 얼마나 미리 대비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은행은 돈을 빌려주고, 그 일부가 회수되지 않을 수 있음을 알고 있다.
이를 위해 미리 비용으로 반영해 두는 것이 대손충당금이다.
충당금을 충분히 쌓아두면 안정적이지만,
당기 이익은 줄어든다.
반대로, 충당금을 적게 잡으면 이익은 커지지만 위험이 커진다.
경기 불황기, 기업 부도 증가가 예상될 때
은행이 갑자기 대손충당금을 확대한 경우,
이는 리스크 대응 능력 강화로 해석할 수 있다.
금융업은 재무제표의 겉모습보다 숨겨진 위험에 대한 대응력과 완충력을 읽는 게 더 중요하다.
이익이 많다고 좋은 은행이 아니라,
위기에 잘 버티는 구조가 되어 있는 은행이 좋은 투자처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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