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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은퇴만을 기다리는 파이어족 vs 은퇴 후 삶을 기다리는 파이어족 - 에프아이알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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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은퇴만을 기다리는 파이어족 vs 은퇴 후 삶을 기다리는 파이어족 - 에프아이알이

에프아이알이 2021. 4. 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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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족

 : 일을 하지 않아도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은퇴 자금을 모아서 조기 은퇴 후 자신만의 삶을 즐기는 사람들.



 

요즘은 어디서나 파이어족 열풍이다. 경제적 자유Financial Independence와 조기 은퇴Retire Early는 노골적으로 은퇴를 꿈꾸게 한다. 일을 하지 않아도 생활할 수 있을 만큼 경제적 자유를 얻은 삶.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다면 은퇴도 할 수 있고, 회사 생활도 여유롭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너도나도 은퇴를 꿈꾼다.

 

 

지금 당장 은퇴를 할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지금 당장 당신에게 매월 300만 원의 돈이 주어진다면 당신은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사람들에게 조금은 뜬금없는 질문을 던지면, 당장 여행을 떠나겠다, 공부를 더 하겠다, 차를 바꾸겠다, 300만 원으로는 부족하니 일을 계속하겠다 하는 대답을 자주 듣는다. 파이어족이란 이런 것이다. 현재와 같이 먹고살 수 있을 정도의 돈으로 남은 삶을 자유롭게 살아가는 것.

 

그럼에도 굳이 조기 은퇴를 꿈꾸는 이유는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조금 더 노골적으로는 이야기하면 먹고살기 위해 일에 얽매이는 삶에서 벗어나겠다는 상징적인 의미이다. 당장 먹고살 수 있는 생활비가 통장에 들어온다면, 사랑하는 사람들과 조금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세계 여행을 다녀올 수도 있고, 공부도 할 수 있고,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일을 해볼 수도 있다. 가슴에 묻어 두었던 꿈에 도전할 수 있고, '현실' 때문에 포기해야 했던 수많은 것들을 되찾을 수 있다.

 

 

 

 

 

 

파이어족은 주머니가 빵빵한 자산가가 아니다. 은퇴만을 바라보는 구두쇠도 아니다. 파이어족은 '일'하는데 빼앗긴 시간을 되찾아 나를 위한 삶을 사는 이들을 말한다.

 

 

 

 

 

 

 

"퇴직을 하면 무엇을 하고 싶나요?"라는 질문에는 자신을 위한 계획들을 다양하게 대답한다. 여행, 자기 계발, 창업, 유학, 운동... 하지만 파이어족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은퇴를 하면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는 자신의 삶이 빠져 있다. 은퇴는 곧 휴식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파이어족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두 가지 목표가 있다. 조기 은퇴, 그리고 은퇴 이후의 삶.

 

30대 조기 은퇴를 한 지 1년이 거의 다 되어가지만 은퇴를 한다고 여유롭고 즐거운 날만 계속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 여건상 세계 곳곳을 여행 다니지는 못했지만 항공사 멤버십이 상등 될 만큼 잦은 여행을 다녔다. 1년을 실컷 쉬고 나니 일상은 심심하고 무료하다. 실제로 무료함과 무의미함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취업 전선에 뛰어든 이들도 있다. 지인은 꿈꾸던 전원생활을 몇 년 만에 포기했고, 꿈꾸는 해외의 일상을 포기하고 역이민을 온 분들도 만났었다. 실제로 부푼 꿈을 품고 조기 은퇴를 감행하지만 절반 이상은 1년 안에 다시 일을 찾는다. 일이라도 해야겠다 하면서...

 

 

 

 

 

 

 

나는 그들이 꿈꾸는 삶이 나의 그것보다 초라하거나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꿈꾸는 일상이 나의 일상보다 덜 행복했다거나 덜 즐거웠을 리 없다. 그들에게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느낌은 은퇴 이후의 삶보다는 조기 은퇴 자체에 무척이나 큰 기대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은퇴 후 삶에 실망한 것이 아니라 조기 은퇴 자체에서 기대했던 의미를 찾을 수 없었음을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알 수 있었다.

 

 

 

 

 

 

파이어족을 꿈꾼다면 반드시 던져봐야 할 질문이 있다. "당신에게 일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돈을 버는 수단으로써의 일이라고 느끼던 당신의 직장이 생각보다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수 있다.

 

조기 은퇴를 준비하면서 준비해야 할 것은 단순히 은퇴 자금만이 아니다. 새로운 일상으로의 삶, 새로운 관계 속에서의 일상, 달라지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적응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

 

 

 

 

 

 

 

 

"조기 은퇴만을 기다리는 파이어족"

vs

"은퇴 후 삶을 기다리는 파이어족"

 

 

 

성공적인 파이어족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조기 은퇴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것보다 은퇴 후 삶에 더 큰 비중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은퇴 자금을 모으면서 금액 자체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10억, 7억, 5억... 자신의 처지와 상황에 맞춰 만들어 놓은 목표 금액을 마련하는 것에만 집중한다. 은퇴 자금을 만들어야 조기 은퇴를 할 수 있고, 조기 은퇴를 해야 나만의 삶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목표 금액, 조기 은퇴 자금 마련에만 지나치게 집중하다 보면 자치 더욱 중요한 조기 은퇴를 결정한 이유, 그리고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하는 데 소홀해질 수가 있다.

 

파이어족, 더 나은 삶을 위한 하나의 선택일 뿐이다. 조기 은퇴는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한 가지 의미가 있다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경계선 이상의 의미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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